2020년 6월 3일이었다. 캐시 켈러가 보낸 이메일의 제목은 나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팀이 췌장암에 걸렸습니다.” 진단은 4기였다. 현재 치료법으로는 기대 수명이 1년 미만이었다. 5단계는 없다. 그렇게 3년 동안 실험적인 암 치료법의 최첨단을 탐구하는 여정이 시작되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깊은 신앙심을 가진 한 남자의 불치병에 대한 용기 있는 접근이었다.
팀은 10년 동안 나의 친구였다. 바이오로고스(프랜시스 콜린스가 그의 저서 ‘신의 언어’를 통해 주장한 새로운 창조론 연구를 위해 설립한 단체, 역자주) 초창기, 그는 뉴욕에서 과학과 기독교 신앙의 상호보완성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지는 매우 흥미롭고 생산적인 모임을 공동주최하는 데 동의했다. 비록 모든 부분에 완전한 일치를 이룬 것은 아니었지만, 이후 팀은 나의 가장 중요한 영적 멘토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다른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의사이자 과학자이자 국립보건원(NIH)의 책임자로서 나는 그와 캐시가 택할 수 있는 선택 사항을 정리하는 것을 돕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화학 요법은 때때로 췌장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한동안만 가능하다. 그러나 곧 ‘정밀 종양학’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등장할 예정인데, 환자 암의 고유한 DNA 돌연변이를 정교하게 분석한 다음 신체의 면역 체계가 몰래 들어온 침입자를 인식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인생과 사랑, 신앙의 동반자인 팀과 캐시는 장단점을 비교 끝에 진행성 유방암과 담낭암에 대해서는 초기 가능성을 보였지만 췌장암에 대해서는 아직 임상 결과가 매우 제한적이었던 NIH 임상실험에 등록하기로 했다. 팀은 치료 효과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 신뢰했지만, 다른 일이 발생하더라도 의료 연구팀이 이를 통해 배우고 다음과 그 이후의 프로토콜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원했다.
이러한 확신을 얻은 그는 암 조직 일부를 채취하여 특정하고 고유한 DNA 돌연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수술을 받기 위해 NIH를 찾았다. 오류 단백질 중 일부는 기존 치료법이 실패할 경우(거의 틀림없이 실패할 것이다) 활성화된 면역 체계의 좋은 표적이 될 수 있다.
그 사이에 고용량 화학 요법이 시작되었는데, 1주일은 투여하고 1주일은 쉬었다. 독성 약물을 투여하는 몇 주는 힘들었지만, 팀이 불평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회복 기간 그는 글을 쓰고, 가르치고, 교회 개척 활동을 이끌고, 위로와 조언을 구하는 많은 사람을 상담하는 등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치료 9개월 후, 그는 The Atlantic에 강렬한 글을 기고했다. “죽음에 직면하여 믿음을 키우다.” 그는 매우 솔직한 이 기고문에서 자기 죽음을 받아 들이기까지의 갈등을 잘 묘사했다. 그는 이 죽음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할 수 있었던 영적 원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요약하자면, 팀은 “감상적이거나 과장된 표현 없이 진심으로 제 인생에서 이보다 더 행복했던 적이 없었고, 위로로 가득 찬 날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슬픔의 날들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화학 요법은 췌장암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법보다 팀에게 더 효과적이었으며 수개월 동안 안정된 상태에서 투병하였다… 하지만 2022년 봄, 약물은 더 이상 효과가 없게 되었고, 수십 개의 종양이 간에 전이되어 빠르게 자라기 시작하면서 야수가 풀려났다. 단 몇 주 정도의 생존만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팀과 캐시는 면역 치료 실험을 위해 NIH를 다시 찾았다. 2년 전에 분리하여 암세포를 찾아 파괴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수십억 개의 자신의 면역 세포를 작은 ‘닌자 전사’처럼 주입했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극적인 상황이 연출되었다. 며칠 동안 팀은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는 끔찍한 환각에 시달렸지만, 투병에 대한 의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씩 그 특유의 평온함과 감사함이 다시 살아났다. 회복이 시작되면서, 그는 암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믿음, 사랑, 진리, 아름다움에 대해, 그리고 미국 교회의 상태에 대해 느낀 깊은 아픔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암 치료 기간 중 쓴 그의 냉철한 글 “미국 교회의 쇠퇴와 갱신”을 GospelinLife.com에서 읽어보지 않았다면, 거기서 교회의 현재 문제점에 대한 설득력 있는 진단과 치료법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기간에 팀 켈러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는 선물이었다. NIH 의사로서 나는 그의 병실에서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팀과 캐시, 그리고 나는 우리 사회가 예수께서 말씀하신 우리를 자유케 하는 진리에 대한 닻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격렬하게 토론했고, 팀은 나에게 이 주제에 대해 책을 써보라고 강력히 권유했다. 나는 팀의 암으로 인해 팀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모이는 온라인 그룹에 계속해서 크게 기여했고, 북클럽 친구들은 깊은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특별한 선물을 보냈다. 그 선물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설교자인 조지 화이트필드의 1739년 설교 원본 인쇄본과 고 마이클 거슨이 쓴 글귀를 액자에 담은 것으로 다음과 같이 끝맺고 있다. “우리는 이 삶과 이후의 삶에서도 끝나지 않을 교제 가운데 묶여 팀을 사랑할 것입니다.” 아멘.
6주 후 스캔 결과 면역 요법에 대한 반응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간의 종양이 녹아 없어졌다. 나는 친구들에게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게 될 것”이라는 제목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우리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감사했다. 다른 의사 몇 명에게도 익명으로 스캔 사진을 보여줬더니 모두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렇게 치료될 수 있을 것인가?
몇 달간의 달콤한 기간이 이어졌다. 팀은 완전히 생산적인 상태로 돌아갔다. 하지만 다시 야수가 공격했다. 치료로 정복한 수십억 개의 암세포 중 몇 개의 불량 세포가 탈출한 것이다. 면역 체계는 더 이상 그들을 볼 수 없었다. 그들은 무시무시하게 퍼져나갔다. 두 번째 암세포 표적이 확인되었고, 면역 체계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또 다른 계획이 실행되었다. 팀과 캐시는 다시 한 달간 입원하기 위해 NIH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극적인 회복이 없었고 팀은 점점 더 약해져 갔다.
팀의 국립보건원 입원이 끝날 무렵인 4월의 어느 토요일이었다. 나는 오늘이 그를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려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나는 주일 오후에 국립보건원 임상 센터의 넓은 아트리움에서 즉석 예배를 드리자고 제안하고, 팀에게 좋아하는 찬송가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즉각적인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어야 했다. “네,” 그가 말했다. “기독교 신앙과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의 돌보심에 대한 전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찬송가 여섯 곡을 순서대로 불러봅시다.” 나는 함께할 다른 사람들을 모았다. 가끔 피아노 건반을 잘못 누르긴 했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예배를 드렸다. 팀은 찬송가 선곡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Immortal, Invisible, God Only Wise” 영원하고, 보이지 않으시지만, 홀로 지혜로우신 하나님
하나님의 성품에 대한 놀라운 묘사이다. 팀은 특히 마지막 가사에 주목하길 원했다: “오직 빛의 광채만이 주를 숨기나이다.”“And Can It Be That I Should Gain” 이게 내가 얻을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과 연결되고 그분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지에 대한 묵상이다. 팀이 베이스 파트를 불렀다.“How Firm a Foundation” 얼마나 굳건한 기반인가?
좋은 때도 힘들 때도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것은 캐시와 팀의 결혼식 피로연 때의 찬양이었다. 팀의음정은 정확했다.“Jesus Lives and So Shall I” 예수가 살아 계시니 나도 살리라
미래의 희망에 대한 조용하지만 깊은 찬송가이다. “예수님은 살아 계시며 지금도 내가 영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 계시네.”“Glorious Things of Thee Are Spoken” 당신에 대해 선포된 영광스러운 것들
시온 즉 교회가 이 만세 반석 위에 세워졌다는 선포이다.“For All the Saints” 모든 성도를 위하여
우리는 마지막 날에 모두 모일 것이다.
캐시와 팀은 이 예배가 3년 만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직접 예배를 드릴 수 있었던 첫번째 예배였다고 말했다. 그곳에 있던 누구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캐시는 팀의 추도예배에서 이 찬송가들을 부르기로 했다.
예배를 마무리하며 우리는 캐시가 제안한 “There Is a Redeemer,”(구원자 주 예수)라는 찬양을 한 곡 더 불렀다. 찬양 이후 캐시와 팀은 팀이 리디머 교회를 개척한 초반의 몇 년 동안 예배 때마다 이 찬양을 불렀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려주었다. 마지막 구절은 이러하다. “영광 중에 설 때 주 얼굴 뵈옵고 왕 되신 주 그곳에서 영원토록 섬기리”
팀, 당신은 지금 영광 가운데 서 있습니다. 당신은 이 땅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분의 얼굴을 보고 그분을 섬기고 있습니다. 언젠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 거룩한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프란시스 콜린스는 BioLogos의 창립자 및 선임 연구원이며 전 국립보건원 원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