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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목사의 처절한 북한 탈출 작전을 담은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에서는 한국의 한 사역 단체가 1,000명 이상의 주민이 잔혹한 정권을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Christianity Today January 4, 2024
이미지: Courtesy of Beyond Utopia / RNS 제공

김승은 목사에게 탈북민들이 베트남과 라오스 사이의 정글을 헤치며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동행하는 것은 그의 말처럼 “그저 일하러 가는 것”이다.

김 목사는 통역을 통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이번 구조 작업에 대해 충격을 받았지만, 저에게는 아침, 점심, 저녁, 낮과 밤의 일부입니다”라고 말했다. “저에겐 그저 평범한 일상입니다.”

지난 24년 동안 김 목사는 그의 단체인 갈렙선교회가 북한에서 1,000명 이상의 탈북민을 구출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며칠 전에도 정글에서 탈북민들을 돕고 있었다고 RNS에 말했다. 그러나 현재 아마존 프라임과 애플 TV 등의 플랫폼에서 스트리밍 중인 새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를 시청하는 많은 시청자에게 김 목사의 구출 장면은 특이하게 보일 것이다.

백두산의 판잣집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노 씨 가족이 김 목사에게 탈출을 위한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애원하는 장면이 있다.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브로커들의 손에 이끌려 밤에 정글을 걸어서 헤매는 가족의 모습도 있다. 북한 정권에서 탈출한 후에도 김정은을 찬양하는 북한의 선전에 시달리던 가족을 은신처에서 인터뷰하는 장면도 있다.

가장 최근 프로젝트가 콩고민주공화국의 여성 지도자들을 담은 ‘City of Joy’를 연출한 마들렌 개빈 감독에게 북한 주민을 인정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일이었다.

개빈은 RN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오랫동안 무시해 왔던 사람들을 인지할 수밖에 없는 가깝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촬영해야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2019년 북한 관련 영화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개빈은 김 목사를 만났고, 그는 ‘인권 유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다큐멘터리 제작에 최종적으로 동의했다고 RNS에 밝혔다.

2019년 촬영이 시작될 무렵, 최근 탈북한 친척이 있다는 이유로 북한 내에서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추방당할 것이라는 제보를 받은 노 씨 가족도 이 그룹에 포함되었다. 다섯 명의 가족은 강을 건너 중국으로 피신했고, 그곳에서 우연한 만남을 통해 김 목사에 대해 알게 되었다. 김 목사는 자신의 비밀 네트워크를 동원해 베트남에서 이 가족을 만났고, 개빈과 소규모 제작진은 베트남, 라오스를 거쳐 태국 국경으로 탈출하는 이 가족의 모습을 촬영했다.

개빈은 “우리는 모두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린다는 점에서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고 잠재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어느 순간 두려움에 떨었지만, 이 영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두려움을 뚫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0여 년 전, 북한군 사령관이었던 아내의 탈북을 처음 도운 장로교 목사인 김 목사에게 이러한 선교 활동은 신앙의 문제이다. “저는 고아와 과부 등 어려운 이웃을 도우라는 성경 말씀을 따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선교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개빈은 하나님에 대한 김 목사의 헌신은 그가 선교를 감독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가능한 한 탈북자들과 함께 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목에 쇳조각이 많이 박혀 있어요. 라오스의 절벽에서 떨어졌습니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그는 항상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정글을 헤쳐 나가죠. 일행이 메콩강을 건너면 그는 배를 타고 건너갑니다. 그는 과거에 그 배에서 총에 맞은 적도 있습니다.”

김 목사는 누구에게도 전도를 하거나 신앙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지만, 공개적으로 기도하고 탈북민들이 기도의 응답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기를 소망한다. 다큐멘터리의 중요한 장면에서 김 목사는 라오스의 한 은신처에서 식사를 시작하기 전, 하나님께 안전함에 감사하는 기도를 드린다. 마지막에 그는 노 씨 가족에게 “아멘”을 함께하도록 권유한다.

“탈북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예수 이름으로’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였습니다”라고 김 목사는 말했다. “예수님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 그들이 식사 전에 함께 드린 첫 번째 기도였습니다… 비록 소박하고 검소한 식사였지만 저에게는 최고의 식사, 하늘이 내려준 식사였습니다. 우리가 겪은 모든 힘든 시간을 잊게 해줬어요.”

개빈은 자신을 종교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하나님과 비슷한 존재”인 영적 실체, 즉 “힘”과 일치하는 느낌을 받은 순간을 RNS에 이야기했다. 이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동안 개빈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에 대한 “높은 인식”을 경험했다.

어떤 의미에서 개빈은 믿음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최근 탈북한 노 씨 부부는 다큐멘터리가 무엇인지 바로 이해하지는 못했고, 개빈은 그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이해할 때까지” 영화에 출연하는 데에 동의를 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RNS에 말했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이소연 씨는 촬영을 시작할 때만 해도 북한을 탈출하려던 10대 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개빈과 제작진은 영상 사용에 대한 동의를 얻기 위해 가능한 한 오래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영화에 출연하기로 한 이소연씨의 결정은 걱정 투성이였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개빈의 팀은 10년 만에 아들과 재회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는 이소연 씨의 낙관적인 모습, 아들과의 연락이 두절된 후의 두려움, 아들이 체포되어 북한으로 송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의 절망감, 또 다른 탈출 시도를 계획하는 절박함, 마지막으로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다는 소식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느끼는 모습을 담았다.

이 씨는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한국어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Yes’라고 하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아들은 세계에서 가장 안 좋은 곳인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습니다. 아들이 지금 있는 곳보다 더 나쁜 곳으로 갈 일은 없습니다. 아들을 돕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제가 이 영화에 출연하면 그의 이야기가 전 세계에 알려질 거라 생각했어요. 그러면 국제적인 지원을 받고 아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겠죠.”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비욘드 유토피아>가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 관객상을 받았을 때, 북한에서의 생활상이나 탈북 장면을 탈북자 입장에서 봤을 이 씨는 그다지 감동하지 못했다.

비욘드 유토피아를 떠올리면 선댄스 영화제에서 대형 스크린의 생생한 아들 모습이 떠오릅니다”라고 이 씨는 말한다. “지금도 아들을 도울 방법이 있다면 브로커들과 대화를 시도해 볼 생각만 합니다. 제가 항상 생각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김 목사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시청자들이 가능한 한 많은 탈북민을 돕고자 하는 갈렙선교회의 목표를 지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그는 RN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탈북자를 돕다가 적발되면 처벌을 강화했고, 코로나19 이후 브로커들이 탈북자를 이송하는데 드는 비용이 1인당 2만 달러로 치솟았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국제인권감시기구는 중국 당국이 최소 500명의 난민(대부분 여성)을 북한으로 강제 추방했으며, 이들은 투옥, 고문, 처형 위험에 처해있다고 보고했다. 김 목사는 현재 중국에서 갈렙선교회의 구출을 기다리는 탈북자 200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개빈은 이 영화를 통해 외부 세계와 단절된 2,600만 북한 주민의 처지가 인간적으로 그려지기를 희망한다.

“모든 언론사, 모든 국가의 모든 사람이 북한에 관해 이야기할 때 매번 북한 주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미사일이나 열병식에 관해서만 이야기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개빈은 말했다. “저는 이것도 영성의 한 형태라고 생각하며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변화는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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