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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드러난 복음주의 균열

어떤 기독교인들은 정치인들의 반공주의적 발언에 거부감을 느끼는 반면 일부는 이에 집착하고 있다.

A woman comes out of a booth to cast her early vote in a polling station for the presidential election in South Korea.

한 여성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 투표소에서 사전 투표를 한 후 부스에서 나오고 있다.

Christianity Today June 6, 2025
정성준 / 게티 이미지

민주당 후보 이재명은 세 번째 도전 끝에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이 되었다.

올해 61세이며 전직 인권 변호사였던 이재명은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탄핵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이번 6월 3일 조기 대선은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계엄령을 선포해 헌법과 기타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탄핵당하면서 치러졌다. 이재명은 다섯 명의 대선 후보를 제치고 약 3백만 표 차이로 집권 보수당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이겼다.

지난 목요일 사전 투표 기간에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한 36세 윤고은 씨는 혼란의 시기에 이 나라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을 지도자로 세워달라고 기도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한국은 정치적 혼란의 시기를 겪었다.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윤석열을 반대하거나 지지하는 시위를 몇 달간 벌였다.

서울의 한 장로교회에 다니는 중학교 교사 윤고은 씨는 이재명 후보에게 기대를 걸었다. “국가가 불안정한 지금, 특히 최근 계엄령 이후 위기 상황에서 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 유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이 후보가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드디어 모든 일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은” 해방감을 느꼈다. 잠언 16장 9절(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을 떠올리며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기를 기도했다.

보수당 후보인 김문수 후보는 교회에 다니는 인물이지만 윤 씨는 그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와 국내에 북한을 돕기 위해 중국과 결탁한 공산주의 세력이 있다는 믿음과 같은 극우적 사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극우 정치는 반공, 반중 정서를 특징으로 하며, 이러한 관점은 일부 복음주의 교회 안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하와이퍼시픽대 김용재 교수는 2023년 논문에서 “이들은 보수정책을 비판하는 이들을 종북좌파 또는 적그리스도로 낙인찍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 씨는 김문수 후보가 제주 4.3 사건을 ‘공산주의 폭동’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것에 실망감을 느꼈다. 당시 한국군은 1948년 총선 결과가 국가를 영구적으로 분열시킬 것이라 믿은 주민들의 항의에 대해 무력 진압을 가했고, 약 3만 명의 제주도민이 희생되었다.

“저에게 그런 태도는 건강하고 성경적인 신앙의 열매로 보이지 않습니다.” 윤 씨는 말했다. “그러한 입장은 복음을 왜곡하며, 김 후보가 정말 기독교인인지조차 의문이 들게 합니다.”

이는 윤 씨만의 생각은 아니다. CT가 인터뷰한 한국 복음주의자들은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지지 선택을 보여주었다. 어떤 이들은 정치인들의 반공주의적 발언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고, 일부는 공산주의의 영향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김문수 후보를 지지했다.

윤 씨처럼 김지원 씨도 이재명에게 투표했다. 장로교회에 출석하는 45세 회사원인 김 씨는 선거를 앞두고 기도하며 예수님의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되새겼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재명의 정책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의와 평등, 소외된 사람들의 복지에 대한 일관된 관심”이 반영된 정책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의 새 대통령 이재명은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고 어린 시절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다가 다쳐 팔에 장애를 입게 되었다. 중앙대 법학과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한 후 산업재해 피해자와 도시 재개발 사업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주민들을 변호하는 인권 변호사가 되었다.

그는 취임사에서 “타인의 생명과 권리를 침해하고, 약자를 억압하며, 주식시장을 조작하는 등의 불법 행위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은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부패, 개발 비리, 북한에 대한 불법 송금, 공금 유용, 위증 교사 등의 혐의로 다섯 건의 재판을 받는 가운데 임기가 곧바로 시작된다.

그런데도 이재명은 윤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면서 전국적으로 지지를 얻었다.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전국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약 50.2%가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며 그와의 관계를 끊지 않았고, 국민 앞에 사과하거나 고개를 숙이지도 않았다.

김문수 후보는 60~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벌였던 이들을 ‘빨갱이’라 칭하는 등의 분열적 발언을 해왔다고 김지원 씨는 말했다.

10대 시절 김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고등학교에서 정학을 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계엄령을 포함한 국가 폭력을 정당화하며 독재적 조치를 옹호하고 있다”라고 김 씨는 말했다. “그런 태도는 믿음을 가진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부 복음주의자들은 다르게 생각한다. 이들은 공산주의 침투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김문수 후보를 지지했다.

서울의 장로교 은퇴 목사이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60대 강귀란 씨는 김문수에게 투표했다. “한국이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중국 공산당에 잠식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녀는 김 후보가 당선되어 윤 전 대통령의 비전을 이어받아 친중 세력을 척결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김문수 후보와 보수당 정치인들은 이재명 측이 미국과의 동맹을 약화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 한다고 비판해 왔다. 극우 유튜브 채널들 역시 탄핵당한 윤석열이 중국 영향력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대선 토론에서 김 후보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은 과거 우리나라를 침략했던 공산주의 세력입니다. 6·25 전쟁 때 그들이 공격해왔습니다. 그런 중국을 어떻게 미국과 동등하게 대할 수 있겠습니까?”

강 씨는“교회가 깨어 이 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복음주의자인 70세의 길민화 씨는 남북통일을 소망하기에 김문수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김 후보가 한미동맹을 중시하기 때문에 남한 주도의 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은퇴한 길 목사는 “하나님께서 통일된 한국을 통해 세계 복음화를 이루시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2년 전,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은 1991년 김일성이 주장한 두 체제를 인정한 연방제 방식의 통일을 지향했던 과거 북한의 역사적 접근 방식으로는 남과 북의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대선 후보 김문수와 이재명은 통일 문제에 대해 극명히 다른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는 북한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고, 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 한국의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남북 간의 대화와 소통 채널을 다시 열고, 탈북민 정책과 인도적 대북 지원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길 씨는 김 후보의 낙선에도 굴하지 않았다. “저는 하나님의 주권적 계획을 계속 신뢰합니다. 선한 것과 악한 것 모두를 그의 뜻을 이루기 위해 사용하시는 그 분의 섭리를 믿고 때를 기다립니다”

한국의 미래와 새 대통령에 대한 불안이 복음주의 공동체 내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윤고은 씨는 자신의 교회가 정치적 폭풍 속에서 안식처가 되어주었다고 말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함께한 한 소그룹 모임에서, 그들은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나누었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의 지혜와 정의가 실현되기를 함께 기도했다.

“그런 순간들을 통해, 우리 교회가 정치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겸손과 사랑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윤 씨는 말했다. “더는 성경 말씀을 정치적 의견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은 특정 정당이나 이념을 위해 존재하는 무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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