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rch Life

대림절 사건의 지평선

크리스마스 시즌은 우리의 구속된 과거와 희망찬 미래를 보여줍니다.

Christianity Today November 29, 2024

시편 110편 

누군가 블랙홀에 들어가 사건의 지평선에 도달하면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을 이해해 보려고 했지만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물리학자는 아니지만 내 과거에 몰두하거나 미래를 들여다보려고 애쓰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과거와 미래 때문에 걱정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이미 일어난 일이나 바꿀 수 없는 일을 떠올리며 후회하고 수치심을 느끼다가 우울함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불안에 떱니다. 우리가 이렇게 걱정하는 이유는 시선이 오로지 나 자신에게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그분을 바라보도록 우리를 부르십니다. 대림절 기간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그동안 행하신 일을 기억하는 동시에 그가 다시 오실 때 이루어질 미래의 소망을 바라보길 원합니다.

다윗은 시편 110편을 기록할 때 그리스도께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첫 구절에서 하나님은 다윗이 ‘나의 주님’이라고 부르는 어떤 존재에게 말씀하십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왕에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만왕의 왕은 우리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행 2:34-36). 시편은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원수를 물리치고 열방을 다스리는 강하고 정의로운 왕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장엄하지만, 시편은 여기에 또 다른 이미지를 더합니다. 그리스도는 멜기세덱의 계통을 따르는 제사장이기도 합니다. 히브리서의 저자는 이것이 왜 중요한지 설명합니다: “[멜기세덱은]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족보도 없고, 생애의 시작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과 같아서, 언제까지나 제사장으로 계신 분입니다.”(히 7:3, 새번역). 구약의 레위 계통 제사장들과는 달리 그리스도는 영원한 제사장으로서 하나님과 그의 백성 사이에서 완전하고 지속적인 중재자이자 중보자, 그리고 옹호자가 되십니다.

이 시에서 다윗은 우리의 생각과 관심, 열망을 모두 제사장이자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비전에 집중하도록 초대합니다. 과거를 들여다보며 그리스도의 탄생, 생애, 고난, 십자가, 부활, 승천을 바라볼 때 우리는 후회와 수치심, 우울함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스도는 권능의 왕이십니다.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을 하나님께서는 모두 선하게 사용하실 것입니다(롬 8:28). 그리스도는 우리의 제사장이며, 우리의 모든 죄책감과 수치는 십자가에서 해결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그리스도는 죽음을 이기셨으며, 그리스도를 다시 살리신 성령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며 우리에게 새 생명과 미래에 대한 소망을 주십니다. 이전에도 그러하셨던 것처럼 다시 오셔서 악을 멸망시키고 정의를 옹호하며 자기 백성을 구원하실 것임을 우리가 기억하고 그리스도를 바라볼 때, 걱정과 두려움, 불안은 올바른 관점으로 바뀔 것입니다.

시편에 적들과 산산조각 난 왕들, 열방을 가득 메운 시체 등 폭력적인 이미지가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게 끝을 맺습니다. 제사장이자 왕은 열방을 심판하던 중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멈춥니다. 다윗이 우리를 위해 그린 마지막 초상화는 시냇가에서 시원하고 상쾌한 물을 마시기 위해 잠시 멈추었다가 고개를 들어 올리는 그리스도의 모습입니다(7절). 멈춤은 모든 것의 끝이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았음을 나타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 사이에 있는 현재의 순간, 즉 사건의 지평선에 서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시편을 통해 우리가 과거나 미래에 몰두하는 대신, 과거에 우리를 위해 행하신 일과 미래에 다시 오셔서 제사장과 왕으로서의 통치를 단번에 확립하실 일에서 용서와 정체성, 평화와 안전, 그리고 희망을 찾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앤드류 멘키스는 신학 교사로, Modern Reformation, Ekstasis, The Gospel Coalition, Core Christianity.에 시와 산문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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