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나라 씨는 지난해 12월 한국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의결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아 탄식했다. 이 또한 하나님의 계획하심이라고 믿으며 하나님께서 기적적인 방법으로 뜻을 이루어 주시기를 더욱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2월에 윤 대통령의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임 씨는 자신의 교회인 용인 기쁨의 교회 기도실에서 무릎을 꿇고 대통령이 “끝까지 싸우게” 해달라고, 그가 옥중에서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3월 1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복음주의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국가 비상 기도회’에 참석해 한국 정치의 중심부에 기도의 불을 지폈다. 55,000명이 모인 이 행사는 1919년 일본의 식민 통치로부터 한국이 독립을 쟁취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에 열렸다.
주최 측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조들이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던 그날처럼, 우리는 조국의 자유와 정의를 위해 다시 뭉쳐야 한다”고 선언했다.
30세 주부인 임 씨는 그날 아침 7시에 일어났다. 섭씨 4도(화씨 40도)의 쌀쌀한 날씨에 대비해 우산과 장갑, 핫팩 등을 챙긴 임 씨는 친정 어머니와 남편, 한 살배기 아들과 함께 서울로 출발했다.
1시간 30분 동안 차를 타고 여의도에 도착한 임 씨는 장난감과 담요, 크루아상 한 봉지가 가득 담긴 아들의 유모차를 밀며 밀려드는 인파를 뚫고 집회 장소 뒤편에 있는 회색 플라스틱 의자를 찾았다. 남녀노소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세이브코리아”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찬양을 부르고 설교와 연설을 들으며 윤 대통령을 위해 기도했다.
임 씨는 엄청난 인파에 놀라움과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임 씨는 “3월 1일이니까 3.1운동 당시 나라를 위해 싸웠던 분들과 같은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친정 어머니, 아이, 남편이랑 다같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윤 대통령이 12월 계엄령을 선포해 탄핵으로 이어진 국가적 위기를 촉발한 이후 시작된여의도 집회는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대규모 복음주의 집회 중 하나이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복음주의자들은 탄핵당한 대통령이 대한민국에서 공산주의의 영향력을 막는 마지막 방어선이라고 말한다. 탄핵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12월 3일 계엄령을 발동한 것을 반란으로 간주하며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12월 4일 한국 정부가 계엄령을 해제하자 국회는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고 윤 대통령을 직무 정지시켰다. 윤 대통령은 1월 19일 정식으로 체포될 때까지 검찰의 소환과 법원의 구속영장을 피해 개인 사저로 도피했다. 지난주 한국 법원이 체포 영장을 취소한 후, 윤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구치소에서 나왔다.
한국의 정치적 혼란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개신교인들을 급격히 분열시켰다. 지난해 12월 약 1,200명의 지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내 목회자의 3분의 2 이상이 윤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
3월 1일 시위에 참가한 일부 시위대는 붉은색 MAGA 모자를 쓰고 “도둑질을 멈춰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등 친 윤석열 진영은 미국 복음주의자들 사이의 친 트럼프 운동과 유사점을 보인다. 이들은 북한과 중국의 요원과 동조자들이 한국 정부에 침투해 있으며 이를 근절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3월 1일 토요일 서울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기도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함께 예배드리고 있다.
세이브코리아는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이끄는 단체로, 지난 1월부터 전국 도시에서 정기 기도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단체는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결과를 위해 국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 내란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복귀하거나 파면될 수 있으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3월 7일, 한국 법원은 윤 대통령의 체포 영장을 취소하고 구금에서 석방했다.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50대 초반의 강귀란 목사처럼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나이가 많은 편이다. 강 목사는 윤 대통령이 돌아오지 않으면 친중, 친북 의원들이 국회를 장악해 한국은 사회주의 국가가 되고 중국의 속국이 될거라고 주장한다. 한국 역사의 상당 기간 동안 한반도는 중국에 조공을 바치는 관계에 있었으며, 이러한 관계는 1894년 청일 전쟁이 발발하면서 끝났다.
윤 대통령이 속한 국민의힘과 그 지지자들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자 한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이재명 후보가 북한과 중국, 집권 중국 공산당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월 이재명 대표는 중국을 “소외시킬 여유가 없다”며 북한 김정은과 다시 관계를 맺으려는 트럼프의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사업가에게 북한에 불법 자금을 송금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한 남성이 한국의 ‘친북 좌파’의 “목을 자르고 싶다”며 이 씨의 목을 칼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풀러 신학교 한국학센터의 세바스찬 김 교수는 대부분의 복음주의자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결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야당의 정책과 행동이 한국의 경제 발전, 국민 복지, 기독교 도덕적 가치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강하게 믿기 때문에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12월 이후 한국 젊은 층 사이에서 반공주의 수사가 탄력을 받고 있다. 20~30대 남성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월 17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폭동으로 체포된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20~30대 남성이었다. 시위대는 창문을 부수고 법원 건물에 난입해 경찰관을 폭행하고 일부 판사의 개인 사무실을 파괴하며 윤석열의 체포에 반대했다.
또 다른 기독교인인 예환 씨는 여의도 집회에서 공산주의의 부상에 대한 강 대표의 우려와 같은 말을 했다. 서울 강남의 사랑의 교회에 다니는 그래픽 디자이너 예환씨는 “계속되는 정치적, 사회적 불안정으로 인해 한국 민족주의자들과 그 반대자들 사이에 내전이 발발하면 중국이 이를 이용해 실제로 한국을 침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두려움의 일부는 한국과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형성한 냉전 시대의 사건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한국과 미국은 태평양에서 “지상명령의 성취를 통한 거룩한 전쟁의 승리”를 추구함으로써 공산주의와의 싸움에서 “얽히게 되었다”고 헬렌 진 킴은 저서 <부흥을 향한 질주: 냉전 시대의 한국이 어떻게 미국 복음주의 제국을 형성했는가>에 기록했다.
한국의 한경직 목사는 1961년 CT 인터뷰에서 공산주의자들의 신자 박해에 대해 직접 설명한 바 있다. “공산당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교회는 강건하게 성장하고 있었다”고 한경직 목사는 말했다. “공산주의 전쟁 전까지는 괜찮았지만 공산군이 남한을 침공하기 시작했고 거의 모든 목회자들을 체포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북한 공산주의 세력이 야당에 잠입해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한국 사회정신의 문화적, 역사적 정서를 자극했다.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은 이러한 주장을 더욱 증폭시켰다. 사랑제일장로교회 전광훈 목사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자신이 선지자이자 왕이라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는 논란의 발언을 한 전 목사를 2022년 이 단체의 대표회장이었던 전 목사를 제명했다. 그는 또한 1월 19일 법원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세계교회협의회 산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번 폭동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신자들이 평화와 화해를 추구할 것을 촉구했다.
“일부 극우 개신교 세력의 폭력적이고 반헌법적인 행동은 그리스도의 복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NCCK는 지난달 성명에서 밝혔다. “오히려 그들은 혐오 정치와 폭력을 조장하는 거짓 선지자이며,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만 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임 씨와 이 씨 같은 신도들은 3월 1일 윤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모였다. 이날 광화문에서 열린 또 다른 친윤 집회에는 6만 5천여 명이 참여했고, 탄핵 찬성 집회에는 1만 8천여 명의 적은 인파가 몰렸다.
여의도 집회는 사람들이 손을 들고 눈을 감고 열광적으로 노래를 부르며 예배로 시작되었다. 보수 성향의 피플파워당 김기현 대표와 같은 정치인들과 미국에서 온 지지자들이 열정적인 연설을 했다.
다른 탄핵 반대 집회와 마찬가지로 여기에 참석한 기독교인들이 친미 성향이 강했다. 강 목사는 중국이 한국을 점령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은 기독교적 이상으로 우리를 지켜왔고, 우리 땅에 대한 욕심을 부린 적이 없다”고 강 목사는 말했다. “우리는 미국을 신뢰합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이 씨는 2020년부터 준의 모임과 관련된 공개 시위에 참여했다. 그는 행사에서 태극기,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곤 했다. 이번에는 성경책과 태극기, 세이브코리아 포스터를 가져왔다.
“기독교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정권을 잡느냐가 아닙니다.”라고 이 씨는 말했다. “중요한 것은 그 체계 자체가 성경적으로 올바른지 여부입니다. 어떤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그다음 문제입니다.”
임 씨는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를 위해 계속 중보하면서 로마서 8장 28절을 붙들고 있다. “어디에 있든 저는 계속 기도할 것입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또한 그녀는 아들과 젊은 세대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그의 지지자들은 공산주의 사상이 유입되는 것 외에도 문제가 많다고 말한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차별금지법안도 통과될 수 있는데, 임 씨는 전통적인 가족 단위가 무너지고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
지난 10월에는 약 110만 명의 기독교인이 서울 도심에서 성별, 성적 지향, 종교, 나이, 인종, 학력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이 법안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했다. 또한 동성 결혼 관계에 있는 파트너도 배우자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획기적인 법원 판결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동성 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했다.
임 씨는 “다음 세대가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나는 악한 세력과 문화로부터 구별되어 하나님의 말씀에만 반응하는 거룩한 세대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어린 아들을 위해 어떤 희망을 갖고 있는지 대한 질문에 그녀는”윤석열 같은 대통령, 거룩한 다음 세대를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일꾼을 원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