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졌다는 아픔 경험을 가진 입양아들

우리는 아이들을 섬기려고 하는가, 아니면 섬김을 받으려 하는가?

Christianity Today July 29, 2020
Illustration by Mallory Rentsch / Source Images: ChatchaiWA / Jessica Peterson / Getty Images / WikiMedia Commons

입양아를 어느 가정에 보낼 때 ‘영원한 가족’이라는 용어를 종종 사용하는데, 이는 아이가 이제 법적으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새로운 가정에 속하게 되었음을 뜻한다. 출생 가정으로부터 버려진 후에 어떤 아이들은 그다음 첫 번째로 입양된 가족과 계속 생활한다. 하지만, 출생한 가정에서 어떤 사연에서든 버려진 아이는 새로운 가정에 입양하여 안정을 찾게 되고, 그러면 그 아이는 자신이 태어난 원래 가족이나 문화를 ‘영원히 못 볼 가족’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보다 극단적인 결말을 이야기해 보겠다. 최근 소송에 따르면, 캔자스 위탁 보호소의 일부 아이들은 100개가 넘는 가정을 떠돌았다. 그런 아이들이 자신이 거쳐 간 여러 보호자를 ‘영원히 못 볼 가족’이라고 말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 입양된 한 아이와 관련하여 논란이 있었다. 유명한 소셜 미디어 인플루엔서인 마이카 스타우퍼(Myka Stauffer)는 입양한 헉슬리가 그녀의 가족이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며 파양에 대한 사과 영상을 게시했다.

“입양 절차를 시작할 때 제가 너무 미성숙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저는 신중한 선택을 하지 못했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겨우 하루 동안 온라인 비디오 교육을 받고 헤이그 입양 인증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썼다.

대중에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의 진심이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때로는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때도 있고, 그 의도한 목적이 달성된 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입양이 하나의 제도로서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경험으로써 이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운동장에 서 있었던 그날을 기억한다. 어떤 아이가 나에게 “중국놈, 일본놈, 더러운 무릎 좀 봐!”라고 말하며 눈과 손가락으로 동시에 나를 위아래로 훑으며 아이들 앞에서 자기 옷을 들어 올렸다.

나는 그 남자아이가 운동장에서 무엇을 의도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 나만 다른 인종의 입양아로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불편하고, 이질적이고, 열등하고, 당황스럽고, 부끄럽고 혼란스러운 기분을 느꼈고 내가 그곳에 매우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다. 부모님은 이해하지 못할 거로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부모님께 그날 일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부모님과 학교의 모든 선생님은 백인이었다. 그래서 어린 시절 내내 나는 그런 사건들을 혼자 간직했다. 그런 사건들은 나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고 결국 나중에 고통으로 되돌아왔다.

입양은, 어쩌면 개혁과 구원이 필요한 제도일 뿐,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 의도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통해 누군가는 더 나은 인생을 얻게 되고 다른 누군가는 더 힘든 인생을 살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스타우퍼 가족의 이야기로 인해 더 중요한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자. 국내 입양이든, 국제 입양이든, 같은 인종 입양이든 다른 인종 입양이든, 입양은 애초에 ‘관계의 해체’이다.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신적 준비의 필요성을 알아야 하며, 더 나은 어떤 인생과 누군가를 위한 길을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TED 강연에서 성인이 된 입양아 사라 존스는 세 살 때 한국에서 입양되었을 당시, 인생에서 엄청난 경험을 하며 6개월 동안 말을 할 수 없었던 시간을 회상했다. 다시 말하기 시작했을 때, 존스가 영어로 처음 한 말은 “사라 슬퍼”였다.

관련 연구 결과를 보면, 정신적 지지가 입양 경험에 본질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는지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성인이 된 입양아들은 제도를 바꿀 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입양아를 보는 시각과 다루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간곡히 요청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관심이 있는 가족들을 위해 내 블로그에 그 목록을 올렸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죄의 형벌로부터 우리를 풀어 주시고 죄에 짓눌려 있는 현재의 삶으로부터 우리를 구하시며, 관계의 망가짐이 전혀 없는 나라로 우리를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미 그러나 아직”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일을 하시는 분은 그분이시다. 우리가 아니다. 다만, 우리는 그분의 일꾼, 대사로 보냄 받았다.

우리가 제도적으로 타락한 세상을 방관한다면, 이것은 개인적으로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할까? 어떻게 하면 우리는 고난 당하시는 구주의 손과 발을 보여주는 일에 참여할 수 있는 부름을 받을 수 있을까? 의도적이든 부차적인 영향 때문이든,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제도를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누군가를) 보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의사이자 성인이 된 입양아인 내가 갖고 있는 직업적 소명은 이러한 질문들을 양부모와 입양 공동체 안으로 가져가서 그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입양아의 정신건강

우선, 입양과 관련된 필요는 종종 다른 정신건강의 필요를 동반한다(comorbid). 이것은 입양 부모를 위한 단순한 건강 검진이 아니라, 입양 부모의 돈을 사용하는 시스템에 대한 기관 평가이며, 궁극적으로는, 출생과 포기, 비영구적 입양을 경험하면서 충격을 받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돌보아야 한다는 요구다.

Comobid라는 용어에서 Co는 연결, 상호, 또는 공통을 의미한다. Morbid는 질병을 나타낸다. 정신건강 용어로서의 동반이환(Comorbidity)은 한 사람에게 두 개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매뉴얼은 여러 증상을 진단(PTSD, 우울증, 불안, 반응성 애착 장애 등)하여 분류하는 데 사용된다. 모든 임상의는 통계 매뉴얼 라벨을 실제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데 의미를 두지는 않으므로, 마치 그것이 어떻게든 고쳐져야 할 문제인 것처럼 일종의 병리학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인용문에 ‘증상’이라는 용어를 넣었다. 이는 보험에 가입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도움이 될까? 가끔은 그럴 것이다. 또한, 독특한 경험, 일련의 증상과 투병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물론이다.

그러나 유명한 정신과 의사 베셀 반 데르 콜크는 이렇게 말한다. “20대가 되기 전에 많은 환자에게 이런 인상적이면서도 의미 없는 라벨이 4개, 5개, 6개 또는 그 이상 붙었다. 그들이 치료를 조금이라도 받는다면, 그들은 약물, 행동 수정 또는 노출 치료와 같은 관리 방법으로 알려진 모든 치료를 하게 된다. 그러나 효과가 거의 없고 종종 증상이 더 심해졌다."

양쪽 입장에서 모두 이해할 수 있다. 다음은 위탁 자녀와 입양아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겪을 수 있는 몇 가지 흔한 병명을 나열한 DSM-5이다.

불안 장애

조정 장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아동기 강박 장애

행동 장애

반대 반항 장애

반응성 부착 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입양아이자 임상의로서, 지금도 누군가가 이 증상들을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상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 병명 중 하나만 골라 보라. 일부 연구에 따르면 ADHD는 입양되지 않은 사람들보다 입양아 사이에서 더 높은 확률로 발병한다고 한다. 이는 신생아가 처한 열악한 상태, 간병인과의 분리 또는 위탁, 입양 과정에서의 방치로 인한 스트레스가 증가했기 때문일 수 있다. 또한 인생의 사건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요인도 추가된다. 만약 신생아나 영아가 의미 형성에 몰두한다면, 정서적‧인지적‧신체적 발달과 관련된 다른 부분의 발달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ADHD는 유전적 구성 요소를 포함하기 때문에 입양 부모의 중독, 우울증, 학대 및 기타 요인의 유전적 영향 또한 고려해야 한다.

관련 모든 진단 결과에서 보이는 중요한 교훈은 위탁과 입양 배치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거나 보호의 요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며, 가끔은 둘 다 작용하기도 한다.

임상 진단 결과에 상관없이 일부 입양아들은 생물학적 부모의 죽음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려고 애쓰고 있다 (언어에 대한 논의를 위해 캐나다 오리진스의 전무인 발레리 앤드류스의 글 참조).

가장 처음 애착 관계를 형성한 생물학적 부모는 심리적으로는 잔재하지만 육체적으로는 부재한 상태인데, 사회복지사이자 교수이며 입양아인 김재란은 이러한 규정되지 않은 상실에 관한 생각을 글에서 밝혔다. 그리고 입양아가 그 상실을 이겨내기 위한 사회적 인정이나 문화적 인정을 받지 못할 때, 치유는 더 어려워진다. 이 무효화는 박탈된 슬픔이라고 불린다. 나는 불임으로 고생하는 부부에게 “왜 감사할 수 없습니까?”라고 묻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입양과 위탁 가정을 떠도는 어린이들을 민감하게 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복하지 못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타인종 입양과 백인 우월주의가 공존하는 이 나라의 복잡한 상황들을, 인종 집단들 사이에 불평등을 (명시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조장하거나 유지하는 법률과 정책들을, 개인적(내면화된, 대인관계의) 인종차별과 체계적(제도적, 구조적) 인종차별을, 인종적 학대(미시 폭력)를, 그밖에 다양한 형태의 인종적 억압을 고려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아기를 가정에 입양하라고 허용하면서도 그들의 동료와 부모들에 반하는 장벽과 규칙과 태도를 부과하는 모순이 존재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아이들도 이것을 알아차린다.

동반이환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입양아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모든 입양아가 임상적으로 심각하게 정신건강의 필요성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입양을 통해 영원한 것을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을 병리학적으로 바라보고 싶지 않다. 다만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 주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다. “우리 부모님은 최고였어요. 감사하는 마음 뿐이에요”라고 말하는 입양아들의 말만 귀 기울여 듣는다면, 당신은 가족을 위해 해야 할 충분한 필수적인 학습을 놓치게 될 것이다.

입양은 당연하게 여겨 온 일상을 흔들어 놓는 일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여러 상황을 입양, 위탁 관리, 재가정화, 해체, 붕괴, 혼란 등의 단어로 부를 수 있지만, 우리가 뭐라고 부르건, 실제 경험을 하는 이들은 상처를 입는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나는 입양(또는 “재가정화”)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하며 판단하려는 사람이 아니며 어떠한 기관에 속한 사람도 아니다. “그건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야. 우리는 그곳에 없었잖아. 그들과 하나님과의 관계일 뿐이야.”라고 내 친구가 최근에 말했다.

나는 이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징벌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입양에 관한 현재의 법률, 정책 및 신념이 왜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지 생각하여 공동체로써 재정립이 필요하다. 현재와 다음 세대의 입양아를 고려한다면, 결정권이 있는 권력자와 관련 지도자, 정책 입법자와 중재자들에게 더 제대로 일하라고 요청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들은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와 다른 사람들과의 수평적 관계를 통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다른 무엇(또는 누군가)으로 대체한 것은 아닌가? 작가이자 신학자인 폴 트립은 그의 책에서 부모가 자기 잇속을 차리기 위한 목적으로 자녀를 이용하는 경향을 명시하고, 이는 자신들의 욕망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강탈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입양은 가족과 기관을 대신하려는 왜곡된 욕망을 가진 자들이 인류의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인도주의 노력을 가장해 번성을 꾀하는 기회라고 한다.

사회과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입양은 거래적 속성이 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류학자 엘레나 김은 사회학자 새라 도로우의 말을 인용하면서, 입양아들은 상품화에 취약하다고 기술한다. “국제입양아들은 사고 팔리는 것이 아니지만 자유롭게 주고받는 것도 아니다. 그 아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과 기관들은 교환, 의미, 가치가 뒤섞인 사회적 관계 속으로 들어간다. 이것은 돌봄이자 소비다.”

엘레나 김은 이렇게 상품화와 보살핌이 밀접하게 겹쳐지면 ‘양육 부모’와 ‘소비자 부모’를 구분하거나 인도주의적 동기와 자기중심적 동기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인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의 대사로 섬기려고 하기보다는 신이 되려고 노력하거나 아이들을 신으로 만들어 놓았을까? 그리고 입양아들은 언제부터 우리가 사랑해야 할 대상이 아닌 우리와 우리의 욕망 사이의 장벽처럼 보이기 시작했을까?

일반적으로 입양기관은 혼외 출생한 아이들의 사회적 낙인, 정신건강 인식과 훈련 부족, 교육의 장벽, 수치심에 기초한 가족의 가치, 가난, 자존심, 민족주의, 능력주의, 인종차별, 종교, 강압, 성폭력 등 더 큰 문화 및 제도적 힘의 체계 안에서 공생적인 역할을 한다. 사후 관리가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관이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필요한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의 관행이 개혁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입양을 통해 우리가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되어 섬기려 했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그가 구하러 온 사람들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혔다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그는 고통을 받았다. 그는 고난을 직면했다. 입양부모(입양아뿐만 아니라)도 고통을 겪을 것이다.

인간이 구원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것’(야고보서 1:27)처럼 선한 일을 행하는 것은 우리 능력 이상의 일이므로 그리스도께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왜곡된 동기를 따라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 영역이나 분야의 숙련된 전문가에게 우리의 필요를 맡길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 단계에서 이치에 맞는 시간과 상황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입양의 대가를 측정하고 기관들이 잘못을 숨길 때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섬김을 받기보다는 섬겨야 하는 영역이다. 이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그것을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건강한 삶과 희망을 제공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다.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처럼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십자가의 고통을 분명히 느낄 것이다. 우리 앞에 놓인 기쁨을 위해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향해, 많은 생명을 지키기 위함이다. 우리의 힘으로는 할 수 없을 때도 은혜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신다.

카메론 리 스몰은 한국에서 친모를 만난 뒤 2012년부터 신앙, 아동복지, 정신건강에 대한 의식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 아내와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온라인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번역 CT코리아 박주현/Translated by Juhyun Park of C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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