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밝은색의 피부를 선호함에 따라 일부 기독교인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다.

사회에 확고히 자리 잡은 색차별주의에 반대하는 신자들이 성경에서 여성의 자존감을 어떻게 재정의하는지 말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쇼핑몰에서 한 여성이 홍보 광고판을 지나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쇼핑몰에서 한 여성이 홍보 광고판을 지나가고 있다.

Christianity Today April 14, 2024
주얼 사마드 / 게티 이미지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자란 해피 나탈리사는 어두운 피부색 때문에 놀림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반 친구들은 나탈리사의 아버지가 인도네시아의 동쪽 끝에 위치한 서부 뉴기니의 파푸아족 출신이라는 이유로 그녀를 ‘시히탐 (흑인)’과 ‘오랑 파푸아’라고 불렀다.

교회에서 봉사할 때도 나탈리사는 외모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예배 인도자 보다는 기도 사역에 참여하며 무대 뒤에서 봉사하는 것을 선호했다. 시간이 지나고 이것이 “불안의 씨앗”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저는 십 대 시절 트라우마를 겪으며 슬픔을 느꼈고 심지어 제가 왜 자바에서 태어났는지 하나님께 의문을 품기도 했습니다.”라고 나탈리사는 말했다. 그녀는 더 밝은 색의 피부를 갈망했다.

몇 년 후 대학에 진학하고 제자 훈련을 통해서 마침내 나탈리사는 피부색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바라보는 하나님의 시각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었다. 28세의 그녀는 지금도 인도네시아의 뜨거운 열대 태양에 노출되는 피부를 보호하고 미백작용을 하는 작은 분홍색 세럼을 바르며 매일 스킨케어를 한다. 이제 친구들이 나탈리사의 ‘빛나는’ 피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전 세계 많은 국가처럼 인도네시아 여성들 사이에서도 ‘밝고 빛나는 피부’를 아름다움의 전형으로 여기기 때문에 미백 제품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크림, 로션, 트리트먼트 또는 알약을 통해 스킨케어 요법(일부 제품은 유해하고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은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인도네시아의 스킨케어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9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0여개 이상의 민족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는 다양성 속의 통합을 의미하는 ‘비네카 퉁갈 이카’를 기반으로 한 국가이다. 그러나 식민주의를 지나오며 뿌리 박힌 밝은 피부색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인도네시아 사회에 만연해 있으며 광고와 미디어를 통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인도네시아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인식에 도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 사역과 교회 내 인종 다양성 증진을 통해 성경적 가치에 기반한 아름다움을 재정의하고 있다.

(1) 인도네시아의 색차별주의의 역사

오늘날 인도네시아의 미의 기준은 1600년대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에 시작되었는데, 당시 피부색이 하얀 사람을 가장 우월한 사람으로, 중국계가 그다음, 인도네시아 원주민을 최하위에 두는 사회적 서열이 확립되었다.

수라바야에 있는 페트라 크리스천 대학교의 언어학 및 문화학 교수인 에스더 쿤자라는 “지적이고 덕이 있는 사람, 본받아야 할 사람은 피부가 고운 사람이었다.”라고 말한다. “당시 네덜란드가 채택한 정책이다. 그것이 이곳에 깊이 뿌리내렸다.”

1945년 인도네시아가 독립한 이후에도 피부색에 따른 차별과 불평등은 어두운 피부색보다 밝은 피부색을 선호하는 색차별주의를 통해 지속되었다. 밝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직장과 인간관계에서 이점을 누렸지만, 어두운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제도적인 불이익과 편견에 직면했다.

수라바야의 심리학자 아궁 쿠르니아완은 미용 및 화장품 광고에 밝은 피부의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처음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그다음에는 동아시아 국가에서 수입된 것도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TV, 영화, 소셜 미디어에서 다양한 피부색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선호하게 되며, 이러한 점은 결국 노출 효과에 기여한다. 쿠르니아완은 “아름다움은 고운 피부와 관련이 있다는 인식이 인도네시아 여성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 인도네시아에서 피부 미백 제품이 확산되고 있다.”라고 말한다.

오늘날 연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피부가 새우처럼 붉게 보이는” 미국인이나 유럽인의 하얀 피부를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계 인도네시아인에 대한 오랜 차별의 역사로 인해 중국인 피부색도 선호하지 않는다. 대신 일본의 인도네시아 식민 지배(1942-1945년)로 인해 피부가 고운 일본인이 미인이라는 관념이 널리 퍼졌다.

다국적 홍보 회사에서 일하는 기독교인인 32세의 헬렌 말리나에게 피부 미백 제품을 사용하는 것 자신의 커리어를 위한 투자이다. “피부가 밝아 보이지 않으면 업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 같다.”라고 말리나는 말한다. “또한 사회에서 일상적인 사회적 관계에서도 밝은색 피부를 가진 여성을 더 매력적으로 여기는 것 같다.”

한편 동부 칼리만탄 발릭파판에 사는 53세의 주부 레트노 로피스는 현지 피부 미백 크림을 바르기 시작하면서 한때 기름지고 칙칙했던 피부가 빠르게 밝아지고 환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를 본 후 성분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성 때문에 사용을 중단했다. 로피스는 더는 피부 미백 제품을 사용하지 않지만, 여전히 피부가 하얀 여성이 더 깨끗하고 단정해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싶진 않지만, 피부가 어두운 여성은 칙칙하고 나이 들어 보이는 경향이 있다.”

(2)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이너뷰티 교육

고운 피부에 대한 선호는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매우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 오늘날에도 부모들은 자녀가 피부색이 다른 인종과 결혼하는 것을 꺼린다. 쿤자라에 따르면 중국계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자녀가 밝은 피부색의 서양인이 아닌 다른 인종의 배우자를 찾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배우 나나 미르다드가 인스타그램에 자신과 밝은 피부색을 가진 남편의 사진을 올리자 한 네티즌은 이렇게 어두운 피부를 가진 사람이 밝은 피부색의 남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미르다는 댓글 아래에 “피부색이 어떻든 열등감을 느끼지 마세요. 피부가 하얗다고 해서 어두운 피부보다 낫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더는 구분 짓지 말아요, 우리.”라고 적었다.

쿤자라는 미디어와 광고가 젊은 세대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를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녀는 부모가 자녀에게 피부색이나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고 마음, 사고방식, 태도를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서양에서는 흔한 조언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새로운 이야기이다.

“미디어의 영향력과 사람들의 인식 사이에는 상호관계가 있다.”고 그녀는 지적한다. “밝은 피부라는 개념이 특정 이해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의 산물일 뿐이라는 것을 사회가 인식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나탈리사의 어머니인 에리나 사라스와티는 자녀를 키우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조롱하더라도 불친절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저는 아이들에게 ‘사람들이 네 외모나 피부색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라고 말했습니다.”라고 사라스와티는 말한다. “그래서 저는 [나탈리사]가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데 집중하도록 격려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성장하고 성숙해 감에 따라 이러한 경험을 기도로 가져와 자신을 놀리는 아이들을 용서하라고 가르칩니다.”

(3) 아름다움에 대한 기독교 신학

수잔나 세티아완은 자신의 사역 단체인 와니타 비작 인도네시아(Wanita Bijak Indonesia)를 통해 기독교 여성들이 달성할 수 없는 미의 기준에 맞서 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1년부터 와니타 비작은 청소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여성들이 하나님의 창조물로서의 성 회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도와 멘토링을 제공해 왔다. 이 사역은 여성의 고유성, 역할, 롤모델이 되는 방법을 성경적 교훈을 통해 알려주고, 여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처음에는 지역 교회에서 여성 멘토링으로 시작한 이 단체는 현재 전국 91개 도시에서 소그룹을 운영하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얀마, 중국, 네덜란드에까지 온라인 성경 공부를 제공하는 전국적인 조직으로 성장했다.

세티아완은 “여성으로 창조된 것은 창조주 하나님이 부여한 소중한 아름다움이라는 근본적인 인식에서 시작되었다.”라고 말한다. “여성은 자신의 가치를 이해하고 인정할 때 내면의 평화를 찾고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포용할 수 있다.”

와니타 비작은 미혼 여성과 기혼 여성을 위한 캠프와 멘토링 수업으로 시작했다. 그 후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확장되었고, 현재는 싱글맘, 젊은 엄마, 교사, 사역 중인 여성, 목회자 아내 등 다양한 삶의 단계나 환경에 있는 여성을 위한 특정 그룹에게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수업 중 와이즈우먼은 강사를 초빙하여 성경을 가르치고 그룹 토론을 진행한다.

전인적 아름다움에 대한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세티아완은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날씬한 몸매, 갸름한 얼굴, 쌍꺼풀, 매끄럽고 고운 피부 등 사회에서 정한 미의 기준에 집착하고 있다. 그래서 세티아완은 아가서 1장 5절의 “예루살렘의 딸들아 내가 비록 검으나 아름다우니”라는 구절을 인용하여 하나님의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이 피부색에 근거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와니타 비작 수업에서 세티아완은 성경이 여성의 아름다움의 유일한 척도로서 외모를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을 자주 언급한다. 오히려 리브가, 아비가일, 에스더와 같은 성경 속 여성들은 믿음, 태도, 인격, 선행으로 인해 아름답다고 묘사된다. 또한, 여성은 변하지 않는 하나님 말씀의 기준에 따라 자신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바탕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세상의 가르침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골 2:7-10).

2016년 바이올라 대학교의 연구 결과가 이 점을 뒷받침한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243명의 기독교인 중 자신의 몸이 거룩하고 하나님이 의도적으로 창조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가능성이 더 컸다. 세티아완은 기독교인이 예수님을 영접하면 성령이 그 안에 거하시며, 자신의 몸은 이제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가 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외모가 우리의 가치를 결정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안다면 외모에 대해 다르게 생각한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또한, 미의 기준은 국가마다 다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목표가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지적했다. 크리스천 여성들은 최신 트렌드를 쫓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돌보고 “피부색에 상관없이 깨끗하고 건강한 피부를 강조하면서 아름다움을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와니타 비작 참가자 중 한 명은 세티아완의 딸 스테파니 차라이다. 현재 23세인 차라는 어린 시절 자신의 어두운 피부색에 대한 불만족했고 ‘더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여성들을 부러워하며 힘들어했다고 회상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의 걸스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스테파니는 점차 무엇이 아름다운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것보다 하나님의 눈에 비친 자신의 내재적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결국 스스로 자신과 피부를 더 잘 관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라고 차라는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내면에 이미 있는 것, 즉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완벽하게 지으신 하나님이 주신 나의 완벽한 가치는 외면이 결코 바꿀 수 없습니다.”

(4) 하나님의 백성 안에서의 다양성과 포용성

자카르타에 있는 침례교회의 청년 목사 제프리 리는 교회가 포용성을 강화함으로써 피부색에 대한 차별을 종식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인도네시아의 많은 교회는 수마트라 부족인 바탁족이 대다수인 바탁 교회나 중국인 교회와 같이 인종별로 자체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리의 교회는 약 90%가 중국계이고 나머지 10%는 자바계이거나 암본과 마나도 같은 인도네시아 동부 도시 출신이다.

리 목사 자신도 중국인과 토라잔(남부 술라웨시의 원주민 집단)이 절반씩 섞여 있으며, 교회가 모든 민족과 문화권의 사람들이 환영받고, 받아들여지고, 가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회가 특정 피부색이나 문화에 국한되지 않을 때, 회중은 다양성에 익숙해지며 아름다움의 의미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지역사회 내에서 키울 수 있다.”라고 그는 말한다.

주로 중국인이지만 비중국인 신자들이 교회의 핵심 리더와 사역자 중 일부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에서] 소수임에도 불구하고 환영받는다고 느낀다.”라고 리는 말한다. 하지만 교회 내 일부 신자들이 여전히 다른 민족 출신을 의심하고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들을 ‘열등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어려움을 직면한다.

교회 청소년 그룹을 이끌면서 리는 중국인 청소년들이 비중국인과 어울리거나 데이트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이 젊은이들에게도 퍼져나가는 것을 목격한다.

“저는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그런 낙인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고 가르칩니다.”라고 리는 말한다. “저는 그들이 교회 사역과 사회 환경에서 다양한 민족과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도록 장려하여, 다른 민족의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나탈리사는 자신의 어두운 피부색에 대한 절망감이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와 기독교 공동체의 지지를 통해서 사라졌다고 말한다. “대학에서 제자 훈련을 받는 동안 하나님의 눈에 비친 자존감의 가치를 깨닫기 전까지는 제 자신을 발전시키려 하지 않았어요.”라고 그녀는 회상한다. 그녀는 친구들이 자신을 긍정하고 받아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소모임에 가입했다.

성경적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마침내 문화의 미의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다.

그녀는 창세기 1장 26절(“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을 자신의 외모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 핵심 구절로 꼽았다.

“이 구절에서 이미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창조되었다고 말하는데, 왜 내가 바꿔야 할까?”라고 생각했다고 나탈리사는 말했다. “전능자께서 나를 창조하실 때 이미 완벽하다고 말씀하셨는데, 더 이상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요?”

마리아 페니타와 이반 K. 산토소의 도움을 받아 본 기사를 기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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